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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는 누가 만드는가 — AI × 공포 경제학 × 노동자

AI 공포는 자연발생하지 않는다. 붐을 조장하는 자, 공포를 증폭하는 자, 공포를 착취하는 자 — 세 집단이 순서대로 작동하며 당신의 불안을 돈으로 바꾼다.

// 핵심 주장

AI 공포는 자연발생하지 않는다. 붐을 조장하는 자, 공포를 증폭하는 자, 공포를 착취하는 자 — 세 집단이 순서대로 작동하며 당신의 불안을 돈으로 바꾼다. 그리고 그 라인의 맨 끝에는 언제나 노동자가 있다.


// 01 — 먼저, 붐을 설계한다

공포가 만들어지기 전에 먼저 열기가 만들어진다. AI 인프라를 파는 집단 — Nvidia, Microsoft, Amazon, Google — 에게 "AI가 모든 것을 바꾼다"는 내러티브는 제품 광고가 아니라 시장 자체를 창조하는 행위다.

지표 수치 맥락
2025년 AI 인프라 투자 예상액 $4,050억 불과 몇 달 만에 60% 상향 조정
ChatGPT 출시 이후 S&P 500 수익 중 AI 관련주 비중 75% 이익 성장의 80%, 자본지출 성장의 90%
Nvidia 주가 상승률 (2023년 단 1년) +239% 2024년 추가 +171%

기업들은 AI를 도입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경쟁사가 AI에 투자한다는 뉴스가 나오면 주가가 오르고, 뒤처진다는 신호가 나오면 주가가 내려간다. "AI를 안 하면 죽는다"는 FOMO가 투자를 강제하는 구조다.

AI 지출이 절대 줄어들지 않기를 가장 바라는 사람들이 바로 AI 거품 우려를 일축하는 사람들이다.

— NPR, "Here's why concerns about an AI bubble are bigger than ever" (2025)

사실관계를 확인해보자. Nvidia CEO 젠슨 황은 실적 발표 첫 마디로 거품론을 부정했다. OpenAI CEO 샘 알트만은 연일 "AGI가 온다"고 선언한다. White House AI 어드바이저이자 벤처캐피털리스트 데이비드 삭스는 "우리는 붐 속에 있다, 투자 슈퍼사이클"이라고 말한다. 이들의 공통점: 모두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될수록 직접적으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다.

붐 설계의 자금 순환 구조

Nvidia / MS / Amazon
  → "AI가 세상을 바꾼다" 선언
  → 기업들의 AI 투자 압박 증가
  → GPU·클라우드 구매
  → 인프라 기업 주가 상승
  → "AI는 실재한다"는 증거로 재인용
  → 루프 반복, 수요는 계속 확장
  → [노동자] 이 루프의 연료 — "AI가 대체할 일자리"라는 내러티브로 소비됨

그런데 실제로는: 202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MIT의 다론 아제모글루는 말했다. "이 모델들은 과대 포장되고 있고, 우리는 필요 이상으로 투자하고 있다. 업계에서 들려오는 이야기의 대부분은 과장이다." J.P. Morgan 분석에서도 2025년 중반 기준 전체 경제에서 AI를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기업은 10% 미만이었다. 붐의 크기와 실제 도입률의 괴리가 이것을 말해준다.


// 02 — 그 다음, 공포를 콘텐츠로 판다

붐이 조성되면 공포를 파는 시장이 열린다. "AI가 당신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문장은 미디어에서는 클릭이고, 인플루언서에게는 팔로워이고, 교육 플랫폼에게는 수강생이다. 공포는 제품이다.

공포 콘텐츠의 구조는 항상 같다.

  1. 충격적인 수치를 제시한다 ("3억 개 일자리 위협")
  2. 생존법을 제시한다 ("AI 스킬을 배워라")
  3. 그 생존법의 판매자가 된다

"AI 때문에 살아남으려면 이 강의를 들어라" — 당신에게 공포라는 불을 지른 당사자가 소화기를 파는 격이다.

사례: Anthropic CEO 다리오 아모데이

"AI가 5년 내에 초급 화이트칼라 직종의 절반을 없앨 수 있다"

Nvidia CEO 젠슨 황은 VivaTech 2025에서 이 발언에 정면 반박했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더 많은 고용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며, AI의 고용 영향을 둘러싼 공포 주도 내러티브를 비판한다." 중요한 사실: 앤트로픽은 AI 모델을 파는 회사다. 공포가 커질수록 "그러니까 우리 AI를 써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지표 수치
최근 2년간 채용공고에서 "AI" 언급 증가율 +400%
AI에게 대체될까봐 두려워하는 디지털 마케터 비율 81%
2025년 전체 벤처캐피털 딜에서 AI가 차지하는 비중 63%

이 공포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수치 자체가 아니다. 수치들이 서로 다른 시간대, 다른 방법론, 다른 정의로 만들어지지만 같은 무게로 인용된다는 점이다. "3억 개 일자리 위협"과 "1,000만 개 일자리 창출"이 같은 보고서에 있어도, 헤드라인은 언제나 공포를 선택한다. 공포가 더 잘 팔리기 때문이다.

공포에 질린 사람은 판단력이 흐려진다. 판단력이 흐려진 사람은 더 쉽게 지갑을 연다. AI 공포 콘텐츠 시장은 이 원리로 작동한다.


// 03 — 마지막으로, 공포를 착취한다

붐이 조성되고 공포가 증폭되면, 세 번째 집단이 등장한다. 실제로 AI가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지와 무관하게 공포라는 기정사실을 이용해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경영진이다.

기업 발표한 내용 실제 맥락
Amazon "AI가 더 효율적인 조직을 가능하게 한다" → 14,000명 감원 이후 CEO "지금 당장은 AI 주도 감축 아니다"로 번복
Salesforce "AI가 업무의 절반을 처리" → 고객지원 4,000명 감원 같은 기간 영업직 채용 공고는 증가
Workday "AI 투자 재원 마련" → 인력 8.5% 감원 AI 시스템 구축 완료 여부 미확인
공통점 법적 신고서에 "기술 자동화"로 체크한 기업 0개 — 법적 책임이 생기는 순간 AI가 사라짐

이 표가 보여주는 것은 하나다. 미디어 발표에서는 AI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법적 책임이 따르는 공식 신고에서는 AI를 언급하지 않는다. 공포는 PR에 유용하지만, 법정에서는 입증이 안 된다는 걸 경영진 스스로 알고 있다.

실제로는 진짜 이유가 있다: 팬데믹 기간의 과잉채용, 금리 인상, 수요 부진. AI는 그것을 포장하는 가장 세련된 언어일 뿐이다. "사업 판단이 틀렸다"보다 "시대의 흐름에 적응한다"가 훨씬 좋게 들린다.

— Brookings Institute 선임 연구원 Molly Kinder

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초급 직무를 AI로 없애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처럼 보이지만, Ivey Business School의 Dilan Eren 교수는 이를 "지수적으로 나쁜 결정" 이라고 불렀다. 초급 직무는 단순히 싼 노동력이 아니라 조직 내부의 인재 파이프라인이다. 오늘의 주니어 개발자가 5년 후의 시니어이고 10년 후의 아키텍트다. 그 파이프라인을 AI라는 명분으로 끊어버리는 기업은 단기 비용을 절감하는 대신 장기 역량을 파괴하고 있다.

Forrester의 예측: "AI 탓으로 돌려진 해고의 절반 이상은 기업들이 인간 인재를 조기에 교체하는 것의 운영상 어려움을 깨닫고 조용히 번복될 것이다." 즉, 멀쩡한 사람이 실제로 대체도 안 되는 AI를 명분으로 잘린다. 그리고 몇 년 후, 그 자리는 다시 채워진다 — 더 높은 연봉으로.


공포의 수혜자는 누구인가

// 공포 경제학의 수익 구조

  • 1단계 — 붐 설계자: Nvidia·Microsoft·Amazon. AI 투자가 늘수록 GPU와 클라우드가 팔린다. 공포든 낙관이든, 일단 투자가 되면 이긴다.
  • 2단계 — 공포 증폭자: 미디어·인플루언서·AI 교육 플랫폼. "살아남으려면 배워야 한다"는 불안이 클릭과 수강료가 된다. 당신에게 공포라는 불을 지른 당사자가 소화기를 파는 격이다.
  • 3단계 — 공포 착취자: AI 워싱 경영진. 과잉채용의 실패, 수요 부진의 책임을 "AI라는 불가항력"으로 전가한다. 주가는 오르고, 책임은 사라진다.
  • 그리고 청구서를 받는 사람: 노동자. 공포를 산 것도 아니고, 붐을 설계한 것도 아니지만 — 구조조정의 비용과 커리어 단절의 고통을 혼자 떠안는다.

공포는 자연재해가 아니다. 공포는 누군가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효율이 높아질수록 수요가 늘고, 수요가 늘수록 공포도 커진다. 그리고 공포가 커질수록 이 라인의 수혜자들은 더 많이 번다. 구조가 보이는 사람과 공포만 보이는 사람은 같은 시장에서 전혀 다른 결정을 내린다.


참고 자료

  • NPR (2025.11). "Here's why concerns about an AI bubble are bigger than ever."
  • Yale Insights (2025.10). "This Is How the AI Bubble Bursts."
  • J.P. Morgan Global Research (2025). "AI's Impact on Job Growth."
  • Brookings Institute — Molly Kinder. AI Washing and Layoff Narratives.
  • Forrester (2026). AI Job Impact Forecast, US 2025–2030.
  • AIM Multiple (2025). "Top 20 Predictions from Experts on AI Job Loss."
  • Challenger, Gray & Christmas (2025). Layoff Report — AI Attribution Data.
  • Ivey Business School — Prof. Dilan Eren. Entry-level AI displacement critique.
  • PitchBook (2025). AI & ML startup deal value share.